20. 아인의 아지트 안.
사신이 소환되어 서 있고 아지트 낡은 소파 위에 누워서 뭔가 생각 중인 희주.
희주에게 시선을 돌리는 사신. 희주도 사신 쪽을 돌아본다. 잠시 생각…
이희주 : 너의 정체는 뭐니?
아인이 소리친다.
최아인 : 잠깐 산책 어떄?
아인이 몸을 일으켜 사라지는 사신을 가로질러 이동한다.
21. 성당
인파가 많은 곳. 성당 내부에는 이단 종교단체 사람들이 보인다.
교주처럼 보이는 곳 앞에 5명이 무릎을 꿇고 있다.
자해의 흔적이나 상처가 보이는 교인들 다섯.
교주 : 오늘 이분들에게 저희의 지혜를 선물하겠습니다.
의식이 마무리되는 듯한 시점에 갑자기 사신의 무리가 출현하고 인파들이 건물
밖으로 도망친다. 따라 나와 인파들을 공격하는 사신들.
멀리서 발걸음 하나가 난장판인 인파 속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곳을 지나치던 아인과 희주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인파 사이로 달려와 멈춘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걸음의 주인인 지도준의 주변에 사신들이 소환되고
빠른 속도로 여러 사신에게 흩어져 도약하여 공격한다. 그걸 목격하는 희주와 아인.
이희주 : 뭐…뭐지? 엄청나다!
최아인 : 저 녀석이다!!
이희주 : 어? 저 녀석?
최아인 : 그래 내가 말했던 그 페이크!!
우리랑은 패턴이 완전 다르지?. 개체 수도 그 능력도…
이희주: 저 사람은 어떻게 저 많은 사신을…
22. 공터(회상)
밑에서, 서 있는 도준을 바라보는 앵글.
지도준 : 너의 사용법에는 문제가 있다.
타격을 받아 바닥에 손을 짚고 허덕이며 도준을 보고 있는 아인.
지도준 : 그건 사신 따위의 것이 아니라 그저 사념체일 뿐,
그 힘은 네 생각의 실체화인 거다.
한 단계는 넘었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무리야..
그냥 떨쳐 버리고 현재에 집중하며 사는 게…
아직 네가 발 들여놓을 만한 게 아니다.
갑자기 사신을 소환하여 지도준에게 돌진하는 아인.
최아인 : 네가 뭔데 간섭하고 강탈을 하려는 거야!
가만두지 않는다!
도준의 사신은 주변에 그냥 서 있고 공격을 피하고 방어하며 아인에게 말을 한다.
지도준 : 네가 상대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너의 사념체이다.
그 상태로는 나뿐 아니라 누구의 상대도, 아니 존재조차 의미가 퇴색된다.
네가 사념체를 통제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념체가 곧 너 이고 너의 성장인 거다.
주종이 아닌 공존인 거다.
그러니 그 오만함을 버려라!
최아인 : 오만이라고 했냐? 사고를 부정하는 것도 오만이다!
너야말로 고정관념과 오만으로 무장된 위선자다.
그런 생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넌 분명 가짜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냐!
23. 성당(현재)
회상의 공격하는 아인의 모습이 현재의 장면으로 전환되어, 적 사신 하나를 처리하면서
사신과 함께 도준에게 달려든다.
순간 도준의 사신 하나가 손을 뾰쪽하게 모아 찔러서 아인 사신의 몸을 관통시킨다.
아인의 사념체가 사라져 버리고 도준은 아인이 날리는 손을 잡아채고, 다리로 아인의
발을 걸면서 공격을 흘려버린다.
이희주 : 아인!
지도준: 아, 일행인가 보군. 헤치려는 의도는 없으니 안심해라.
단지 선을 넘는 거 같아 위험을 없애려는 것뿐.
이희주 : 당신이 왜?! 그리고 무슨 근거와 기준으로 선을 넘는다는 거지?
지도준 : 아~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내가 하는 건 너희처럼 흡수가 아니라 처리이다.
억누르고 파괴하려는 게 아니라 절제시키려는 거다.
흡수와 처리는 그 미치는 결과가 다르니 당신도 조심해야 해!
흡수는 영향력이고, 처리는 리셋이거든!!
통제는 가져온 것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생성해서 하는 것.
흡수된 것은 일시적이고 언제 틀어질지 모르는 불안정이다.
발산하는 강도를 보자면 지금 저 녀석은 위험 수위를 넘겼어!
이대로면 사념체에 잠식될 거다.
혼란스러운 듯 둘 사이에서 시선을 이동하는 희주.
최아인: 시끄러워!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무너트린 너에게 내 존재를 각인시켜주지!!
감정을 주체 못 하는 아인. 사념체에게 지배당하기 시작.
몸 안에서 사념체의 기운이 나와 온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지도준 : 아 이런 폭주인가? 이거 위험한데.
네가 이 친구를 좀 맡아줘야겠어.
근본이 되는 숙주가 있으니,
이 친구를 살리고 싶으면 그 안의 사념체를 분리시켜 처리해라.
나는 여기서 쏟아져 나오는 놈들을 처리하지.
지체될 수록 저 아이는 점점 더 본래대로 돌아오기 힘들어질 테니
최대한 빨리해야 할 거야.
잠식되면 그대로 끝인 거다
아인에게서 쏟아져 나온 사신들로 사방에서 전투다.
다른 사람처럼 변한 아인이 그사이를 치고 나오며 희주를 밀친다.
이희주 : 정신 차려 아인
생각의 가시화로 방어상태 갖춘 희주가
아인을 잡아끌어 밀쳐내며 생각한다.
이희주 : 방법이 있을 거야 방법이!
생각의 가시화.
아인 안의 사신을 가시화해서 일격에 빼내는 거다.
아인이 다치지 않게 단 한 번에!
지도준 : 도대체 얼마나 흡수한 거지? 이거 끝이 없군! 시간이 얼마 없어.
빨리 분리해!!
분리는 생각의 틈이 있어야 하는데
그 건 감정의 흔들림을 순간 파고들어야 하는 거라 나는 불가능해.
잠식되면 내가 그냥 저 녀석을 처리하는 수밖에 없어.
최아인 : 나를 방해하면 누구든 가만두지 않겠다! (거의 잠식 상태)
벽 쪽으로 몰려 마구 공격당하는 희주
틈이 보이는 찰라 순간 잡아채 돌려 벽 쪽으로 밀자 그 충격에 사신 형상이 살짝 튕겨
나온다. 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사신을 소환하여 숙주를 잡아채서 바닥으로 끌다가
벽으로 몰아붙인다.
순간 가시화 발동을 집중시켜 일격!으로 처리하는 희주. 퍽- 털썩!
아인은 쓰러지고 지도준 주변의 사념체는 사라지고 있다.
희주가 아인을 부르면서 다가간다.
이희주 : 아인!!
기대하지 않았다는 듯 피식 웃으며 희주를 보는 도준.
지도준 : 훗- 해낸 건가?
이젠 괜찮을 거야.
아인을 바라보며
지도준 :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흠…
이렇게까지 흡수하여 힘을 키우다니.
실패는 말이야 통제의 가능성을 높여주지.
나는 그렇게 해서 지금의 상태가 되었지. 계속 실패해서.
과정 그 자체였던 거야.
그쪽도 시도가 실패했을 거고, 그걸 시작으로 사념체 통제가 가능했겠지.
하지만 온전히 통제하려면 사념체는 내면에 없는 것이 맞아.
남의 것을 거북하게 집어넣어 힘겹게 꺼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을 만들어 힘 빼고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하지.
도준이 팔꿈치를 자기 무릎 위에 대고 아인을 바라보면서 앞에 앉는다.
지도준 : ……
내 실수도 있으니 제안을 하나 할까 하는데.
시선을 희주에게 돌리는 도준.
이희주 : 제안?
지도준 : 좀 더 다듬어보는 건 어때?
저 녀석 깨어나면 같이 말이야.
사념체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져.
그래서 사념체인 거야.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용도도 달라지고 자신에게 주는 능력과
피해도 달라지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써보는 게 어떻겠냔 말이지.
그냥 사념체 말고
좋은 곳에 좋은 결과로 사용하는 성장체로 말야.
이희주 : 좋은 곳… 성장체…
잠시 생각하는 희주
이희주 : 다 좋은데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거 먼저 함께 해줘야겠어.
지도준 : …
원경 부감으로 이들과 주변을 비추고 암막.
장면 전환되어 좁은 난간에 희주가 서 있다가 뛰어내린다. 슉-
이희주 : 떨어지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주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아인의 목소리다.
최아인 : 난! 못 해! 안 해!! 으아~~~
뒤에서 어이없이 바라보는 도준.
주변이 비춰지는데 번지 점프대다.
장면이 암막으로 전환되면서 텍스트가 보인다.
힘을 위해
치유를 위해
자신을 위해 구하는 자.
생각을 없애고.
생각을 낳는... ‘ 무유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