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1

무유 2화 카O오 채널에 메시지를 적는 희주. 이희주 : 안녕하세요? 회원 모집 글 보고 메시지 드립니다.’ 블로거 : 가입 승인 전에 확인 절차가 있어서 아래 주소로 방문 면접 부탁. 주소와 연락처가 있는 답신이 보이고, 희주는 시선을 화면에 고정한 채 생각한다. 이희주 : 역시 수상하다. 누가 신청은 할까? 어쨌든 일단 가보자! 의자를 밀치고 몸을 돌려 일어서면서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4. 아인의 아지트 입구 희주의 발걸음이 멈추고 잠시 주변을 둘러본다. 버려진 물류 창고나 공장 느낌이 드는 건물. 이희주 : 분위기가… 뭐 이런 곳에… 참나~ 이렇게 된 건가? 그래도 좀 더 가보자. 끝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커다란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순식간에 누군가가 공격을 해온다. 뒷걸음치다 자세 잡는 희주. 이희.. 2023. 7. 24.
감각장애 최종화 너무 벌컥벌컥 마셨나? 이런 게 취하는 걸까? 알딸딸하다는 말을 조금 알 것 같다. 머리가 어지럽다. 그때 갑자기 한 남자가 내 앞으로 와 선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이 남자도 아까 그 남자처럼 몸이 좋아 보인다. “괜찮아요? 저항도 안 하고 계속 맞고만 있던데요.” “네? 아…네” “맞는 거에 익숙한 거예요? 아니면 맞아야 해서 맞고 있던 거예요?” “그게…별로 안 아파서요.” “하하... 맷집이 좋은가 봐요. 그럼 언제 나에게 전화해요. 얼마나 맷집이 좋은지 한 번 시험 해보게. 권투 할 줄 알아요?” “권투요? 저 싸움 같은 거 못해요.” “싸우는 건 아니고요. 권투 경기 같은 거예요. 경기 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알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자, 여기 두고 갈게요.” 남자가 전화번호가 적힌 종.. 2023. 7. 24.
감각장애 3화 글 : 유승주 너무 열심히 쳐다봤을까? 갑자기 옆 옆 테이블의 여자가 아까 본 단호박죽 옷을 입은 여자로 바뀌고 그 옆의 남자는 나로 변했다. 나는 아까 한 번만 더 보고 싶던 그 따뜻한 단호박죽 색의 옷을 입은 여자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준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녀가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그녀를 보고 웃는다.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우동 나왔어요.”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려 앞을 보다가 옆 옆 테이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가 나를 살짝 눈에 힘을 주어 쳐다보더니 다시 남자를 쳐다본다. 남자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우동그릇을 들어 우동 국물을 들이켰다. 뜨끈한 국물이 목젖을 타고 들어가 몸속으로 .. 2023. 7. 24.
감각장애 2화 글 : 유승주 문을 닫고 나오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소리지? 여자친구? 내가 일한다고? 이상한 기분에 한참을 문 앞을 막고 서있는 줄도 몰랐다. 간호사가 날 한참을 쳐다봤나 보다. “이제 가셔도 됩니다.” “아…네.” 엄마가 보는 TV 드라마에서 남자, 여자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손을 잡고 하는 걸 본 적은 많은데 내가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내가 그럴 수 있다고 선생님이 말해주셨다. 한참을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남자 여자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와, 손잡고 가는 사람들이 많잖아! 갑자기 배가 고프다. 식당들을 열심히 쳐다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걸어가다가 한 가게의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이런 날 누가 좋아해 주겠어. 유.. 2023. 7. 23.
감각장애 1화 글 : 유승주 ‘치 익’ 버스 문이 요란스럽게 열리자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기 시작한다. 마지막 사람이 내리면 그제야 몸을 일으켜 버스에서 내린다. ‘치 익’ 다시 문이 요란스럽게 닫힌다. 오늘이 혼자 버스를 타고 서울에 온 지 다섯 번째 날이다. 조금은 익숙해진 터미널 안으로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간다. 늘 그렇듯 터미널 안의 사람들은 모두 바빠 보인다. 다들 뭐가 이리 바쁜 걸까? 잠시 서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지켜보는데 한 여자의 진한 노란색 카디건이 눈에 꽂힌다. 저런 노란 옷은 또 처음 본다. 근데 저 노란색 어디서 많이 봤는데, 어디서 봤더라? 기억이 날 듯 말 듯 나지 않는다. 아. 궁금해 미치겠다. 기억해내려 고개를 까닥이며 눈을 꼭 감고 얼굴을 잔뜩 찡그려 기억을 쥐어 짜내본다. 아. .. 2023. 7. 23.
바다 그리고 럭키, 해피 - 최종화 글 : 유승주 “안녕하세요?” 젤 윗집 여자가 강아지를 잡고 있는 남편에게 말한다. “전화해 봤어요?” “지금 하려고.” 남자가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저 113동인데요. 럭키랑 해피가 집 밖으로 나왔네요. 제가 들여보내도 될까요? 네, 네, 알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남자는 웃으며 전화를 끊고는 108동 담장문을 열어 녀석들을 집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 녀석들 이름이 럭키와 해피구나. 매일 구멍 속으로 삐쭉 내민 코만 봤었는데 이렇게 또 보니 이 녀석들 엄청 잘생기고 또 귀엽기도 한 것 같다. 개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자 이제야 안심이 되었다. “한 마리가 더 있는 것 같던데요.” “아, 바다요? 바다는 몸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에고…그렇구나.” 아이들 이름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 2023. 7. 23.